“젊은 후배들 이끌고 가을야구 복귀하겠다”

“젊은 후배들 이끌고 가을야구 복귀하겠다”

그는 올해 10년 차다. 2015년 신인 선발에서 5라운드 49순위 지명을 받아 밟은 프로 야구 무대. 넥센(현 키움)이 그를 뽑았다. 그 후 꾸준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유망주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전이 일어난 건 지난해. 결혼한 뒤 “이대로 가다간 야구 인생이 (별 볼일 없이) 끝나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좋아하던 피자·치킨 같은 패스트푸드를 끊고, 닭가슴살과 건강식을 챙겨 섭취하면서 몸을 바꿨다. 타격 훈련과 체력 훈련 시간도 대폭 늘리며 모든 걸 쏟아부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타율 0.340(리그 5위), 19홈런, 179안타(5위), 104타점, 21도루. 데뷔 후 최고 성적을 거두며 리그를 지배하는 타자 중 하나로 거듭났다. 생애 첫 올스타, 그리고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주장으로도 발탁됐다. 프로 야구 선수로서 꿈을 이뤘다고 할 만한 장면이었다. 키움 주장 송성문(29) 이야기다.

내심 골든글러브도 노렸지만 강력한 경쟁자 MVP 김도영에게 밀렸다. “전혀 아쉽지 않았어요. 사실 솔직히 1인분이라도 하는 3루수가 되는 게 목표였으니 그 목표를 이룬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럼에도 내심 올해는 넘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지난해 올스타전과 국가대표팀에서 경험은 큰 배움의 기회였다. 후배와 선배를 가리지 않고 옆에서 많이 관찰하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이런 경험은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키움 주장 완장을 찬 그는 팀을 하나로 묶으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은 팀 역사(2008년 창단)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선수들 모두 3년 연속 꼴찌는 절대 안 된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

불명예를 탈출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는 각오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다. 주전 2루수이자 팀 공수 중심인 김혜성(26)이 메이저리그로 날아갔다. 간판 마무리투수 조상우(31) 역시 KIA로 옮겼고, 1·2선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29·삼성)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9·KT)마저 잡지 못했다. 송성문은 “장타자 야시엘 푸이그(35)·루벤 카디네스(28) 두 명이 들어오는 만큼 타선은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키움 팀 타율(0.264)은 10구단 중 최하위다. 파워볼사이트

투수진도 반등해야 한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5.16)은 10구단 중 9위. 원투펀치(1·2선발)가 사라진 상황에서 새로 들어온 케니 로젠버그(30)와 작년 처음 온전한 선발로 뛰었던 하영민(30·9승 8패 4.37)의 책임이 막중하다. 송성문은 “김윤하(20)나 전준표(20) 등 작년 선발 경험을 쌓은 젊은 투수들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특히 김윤하는 150㎞ 넘는 속구를 자주 구사하면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신인 1순위 정현우(19)와 7순위 김서준(19)까지 가세한다.

그는 “지난해 (개인적) 영광은 모두 잊었다. 지금은 팀이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1주일만 쉬고 바로 개인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올 시즌 목표도 단지 탈(脫)꼴찌가 아니다. 그는 “외부에서 키움을 ‘약체’라고 평가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젊은 유망주가 많은 팀이라 분위기를 타면 가을 야구를 넘어 한국 시리즈 무대도 밟을 수 있다”고 했다. “저도 수도 없이 실패하며 성장한 선수잖아요. 주장으로서 어린 선수들이 ‘쫄지 않고’ 야구를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요. 그럼 작년 저처럼 ‘깜짝 스타’도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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